농업은 본래 계절의 질서 위에서 굴러왔다. 봄에는 파종, 가을에는 수확이라는 순환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상식이었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이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벼는 이삭을 패야 할 시기에 폭우를 맞고, 사과는 여름 태풍에 떨어지며, 딸기는 겨울에 꽃을 피운다. 이제 농민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기후와 싸우는 관리자가 되었다.2025년 여름, 강원도는 최악의 가뭄에 직면했다. 강릉은 ‘재난 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심각하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5%대, 제한 급수와 급수차 동원은 일상이 됐다.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