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 아버지와 나는 서광서리 앞동산 뜬 땅 밭에 늙은 암쇠로 모멀을 갈았다. 불재와 같이 버무린 메밀 씨를 아버지께서는 뿌렸다.밭이 열마지기로 자갈이 없는 평평한 우리집 큰 밭이었다. 고 1때라 영어와 수학공부가 속속 들어 올 때라, 밭을 갈 다가 쉴 때는 갈중이 옷 소매로 땀을 닦고 멍애에 앉아 책을 봤다.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 “너는 커서 무슨 사람 되젠 밭 갈다 말고 책을 봠시니?”. 나무랬다. “대학선생 될 것이우다”.공부가 힘들 때는 학교 산방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재미있게 읽을 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