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1년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로, 독서는 여행의 또 다른 이름이다. 몸은 제자리에 있어도, 마음은 문장 하나를 따라 먼 곳으로 떠난다. 그래서 독서는 ‘가장 조용한 여행’이라고도 불린다. 독서를 하다 보면 때로 책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문장 하나가 등을 떠미는 순간이 찾아온다. 경기도에는 이런 문학의 순간들이 태어나고, 또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공간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문인들의 흔적이 깃든 문학관, 조용히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방들이다. 소설과 시가 태어났던 곳 혹은 그렇게 태어난
날씨가 갑자기 차다. 언제나처럼 새벽녘에 집을 나선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그랬다. 당시 너무 일찍 도착한 날은 학교 정문이 열리지 않아 담을 넘기도 했다. 학교가 뭐 그리 좋았는지 공부도 못했으면서 늘 학교는 일찍 갔다. 지금도 그렇다. 얼마 전에는 새벽에 일어나 무심코 출근하니 5시 40분이다. 교장실 전원을 아직 올리지 않아, 컴컴한 교장실서 조용히 휴대폰 음악을 듣는다. 당직 기사님이 아침을 열기 시작하며 순회하다 놀라시길래, “죄송해요, 제가 잠이 없어서….” 하고 웃는다. 그래서 요즘은 6시 전까지는 집에서 어떻게든 시간을
30대 중반 청년이 상담실을 찾아왔다. 그는 “자다가도 화가 나 벌떡 일어날 때가 많아요. 나라도 내 인생도 평온한 게 하나도 없어요.”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은 이 청년과 같은 장기적 울분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생활에 우울감이 깊이 파고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상담실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인생을 살다 보면 우울감에 시달려 삶의 의욕을 잃고 시들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주변으로부터 “너 아직도 그러고 사냐?”라는 조롱과 무시를 당하기도
인스타그램에 ‘함정도 아니고 여기저기 끈이…작품 앞에 끈 울타리 그거’라는 명칭을 알려주는 피드가 올라왔는데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거 사전’이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고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대출 중이라 얼른 예약을 걸었다. 책표지에 적힌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라는 소개 문구와 작가의 프롤로그에서 느껴지는 깊고 따뜻한 시선은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이미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상을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 사소함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태도가 고
서양음악이 세계 음악의 흐름을 주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토론이 오갈 수 있다. 어떤 주장이 됐든지 일리가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면 서슴지 않고 ‘오선보’에 있다고 말하겠다. 기보는 소리의 흐름에 대한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종이에 나타내는 기본적인 수단이다. 소리 즉 음이 있는 곳에는 음악이 형성된다는 음악의 정의를 누차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사실 이 세상은 공기의 존재만큼이나 소리로 덮인 음악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음악의 학문적
“합하, 포르투갈은 아직 스페인의 속국이옵니다. 그래서 해외 무역을 통해서 국력을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조선은 지금 외국과의 통상을 거부하는 쇄국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포르투갈로서는 조선의 시장이 아까운 것입니다. 조선인들은 손재주가 뛰어나고 머리가 좋아서 일본국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 상공업을 크게 부흥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명국의 도자기가 일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조선의 도자기 기술이 더 앞서 있습니다. 조선인들의 손으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게 해서 구라파에 내다 팔면 막대한 이익을 볼 것입니다
지난 7월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됐을 때, 문득 2007년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역을 5곳이나 보유한 제주도를 다시 한 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세계유산마을이면서 울산과 함께 2013년에 대표 생태관광지역 12선에 선정된 선흘리 마을을 2018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찾게 됐다.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동백동산이 있는 곳은 선흘2리이고, 거문오름과 세계유산센터가 있는 곳은 선흘1리이지만, 합쳐서 선흘리이기에 세계유산마을이면서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라는 점을 이번 방문
수원FC와 부천FC의 K리그1, 2의 피말리는 승강 플레이오프가 올 시즌 마무리를 장식한다. 승강 PO는 2년 농사의 결실을 맺는 중요한 일전이다. 승자는 웃으면서 2025년을 마무리하며 새롭게 맞이할 2026년을 준비하는 반면 패자는 눈물을 머금고 2026년 다시 승격에 도전해야 한다. 강등된 팀들은 대중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멀어진 곳에서 피 말리는 혈전을 치러야 한다. 승강 PO는 홈 앤드 어웨이 경기로 진행된다. 단 2경기에 단두매치인 만큼 남아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서 혈전이다. 수원FC와 부천FC는
4주전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산하 K-컬처센터가 내년 3월부터 ‘무대예술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시작한다.지난 9월 설립된 K-컬처센터의 주된 사업 중 하나가 K-컬처 전문인력의 양성인데, 첫 번째로 ‘무대예술’ 전문가 양성 사업에 나선 것이다.기획, 무대미술, 조명, 음향, 하우스매니징 등 공연장을 다루는 무대예술은 대학 내 전공과정이 충분하지 않아 체계적 교육기반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주로 현장 기반의 비공식 학습에 의존하고 있는 데, 이를 체계화, 전문화하자는 것이 이번 무대예술 양성과정의 취지다.무대예술 양성과정은 일반트랙
3일전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성탄의 밤 전해졌다는 이 문장은 인류가 오랫동안 되뇌어 온 가장 간결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약속이다. 초월적 가치가 인간의 삶 속에서 평화로 구현되기를 바라는 소망, 다시 말해 가치와 현실이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는 질문이 이 문장에 담겨 있다.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과거 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는 단연 ‘평화’였다. 전쟁과 기근, 폭력과 질병이 일상이던 시대에 평화는 도덕적 이상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었다. 국가와 종교, 제국과 권력은 저마다 평화를 말했지만, 그 평화는 늘 불완전했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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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봉 의원, 자원봉사자 보호ㆍ센터 운영체계 강화 위한 조례 개정 이끌어
강서구의회 정재봉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강서구 자원봉사활동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12월 22일, 제316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조례 개정은 자원봉사자에 대한 보호체계를 강화하고, 자원봉사센터의 조직·운영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여 강서구 자원봉사활동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특히 이번 개정으로 민간단체에 소속된 자원봉사자에 대해서도 보험 가입과 보험료 지원이 가능하도록 그 절차와 기준이 조례에 명시적으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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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지 가격감소분과 잔여지 수용청구에 대한 소고
잔여지 가격감소분은 공익사업지구에 편입되었으나 일부만 편입된 경우에 나머지 잔여지의 가격이 감소가 되거나 통로·도랑·담장등이 신설이나 그 밖에 공사가 필요한 경우에 보상하여 주는 개념이고, 잔여지의 수용청구는 잔여지를 종래에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로써 개념, 요건, 보상방법, 제척기간등에 대해서 아는 것이 향후 보상에 적절한 대비책이 될 수 있겠다.1. 법적성질토지보상법 제74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 잔여지 수용청구권은 손실보상의 일환으로 토지소유자에게 부여되는 권리로서 그 요건을 구비한 때에는 잔여지를 수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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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사 임명 뒤 "그린란드 가져야"…덴마크 "탈취 마라" 분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특사 임명을 포함해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영토 편입 주장을 강화하며 덴마크와 유럽이 크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플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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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의원 “전남 의대 골든타임 사수해야”… 즉각 대책 촉구
전남 국립의대 설립을 둘러싼 위기 국면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은 순천대학교와 목포대학교 통합이 학생 투표로 부결된 사태와 관련해 “전남 의대 설립의 골든타임을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며 전라남도와 대학 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이 의원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전남 국립의대 설립의 전제조건이었던 대학 통합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전남 의대 설립을 누구보다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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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종합청렴도 평가 뒷걸음....한 단계 내려간 4등급
국민권익위원회의 올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 국세청 종합청렴도가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내려간 '4등급'을 기록했다.국세청은 최하위가 5등급인 평가에서 4등급을 기록한 것이다. 23개 차관급 중앙행정기관에서 5등급은 경찰청이 유일했다.국세청은 이번 평가에서 세부지표인 청렴체감도가 민원인과 내부공직자에게 낮은 평가를 받으며 작년보다 2등급 급락한 최하위를 기록했다.또한 기관의 개선의지를 나타내는 청렴노력도도 작년보다 한 등급 하락한 3등급에 머물며 전반적인 지표가 후퇴했다.반면, 관세청 종합청렴도는 3등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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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전
더불어민주당 전북자치도당은 29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계획이 반영되고 실행되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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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2세 준비 위해 술 완전히 끊어…정자 안 좋아"
김종민이 술을 끊었다고 밝혔다.29일 '짠한형 신동엽' 채널에는 '2025 배꼽 도둑 끝판왕 문세윤 김종민 딘딘 짠한형 EP.125'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이날 김종민은 2세 준비를 위해 운동하고 있다고 밝히며 "술을 완전히 끊었다"고 했다.신동엽이 김종민을 위해 무알코올 와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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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 기자가 ‘픽’한 올해의 기사] 여름배추 파동이 던진 과제…국산 품종과 기술의 역할
여름배추를 취재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불안정’이었다. 강원 고랭지 배추밭은 해마다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그 밭을 둘러싼 조건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다. 장마는 길어졌고 폭염은 앞당겨졌으며, 비는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쏟아졌다. 농민들이 “올해는 또 어떤 날씨가 올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유는 경험이 쌓여서가 아니라, 경험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이 같은 변화는 책상 위 자료가 아니라 현장에서 더 분명하게 느껴졌다. 직접 찾은 강원도 안반대기 산간지대의 배추밭은 한눈에도 기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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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이재명 대통령, 이혜훈을 경제정책 실패의 총알받이로 활용할 것"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9일 이혜훈 지명자에 대해 "이재명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정치적 총알받이로 활용될 것"이라 말했다김근식 교수는 현재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이 과연 통합과 탕평일까요"라며 "아닐 것이다. 향후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정치적 총알받이로 이혜훈 장관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즉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의 정치를 위해 이 지명자를 발탁한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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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던 존속살해 고개 … 12월에만 2건
# 지난 25일 오후 6시쯤 충주시 교현동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손자 A씨가 함께 살던 80대 외조모를 둔기로 살해했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그는 하루 동안 외조모의 시신을 방치했다. 부모의 설득으로 경찰에 자수한 A씨는 “외조모가 평소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 2일 오후 1시30분쯤 괴산군에서는 30대 아들 B씨가 잠들어 있던 60대 모친을 흉기로 살해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신이 어머니를 보호해서 되살려 줄 거라 믿었다”고 진술했다.지난해 한 건도 없었던 존속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