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수준이라고? 말솜씨도 제법이구나.”“부탁이 있습니다. 도련님.”“이 녀석아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도련님이야? 그냥 장군이라고 불러라.”“네, 장군님. 조정에 장계를 올리실 때, 울산땅에 사는 천민 양가 천동의 이름도 올려주셨으면 합니다.”“당연한 일 아닌가? 네가 아니었으면 이기기 힘든 싸움이었네. 내 기꺼이 네 이름을 올려주지. 면천법이 발표되었으니 도움이 될 게야.”“감사합니다. 윤 장군님.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은혜라니? 당치 않은 말이지. 너 혹시 내 밑에서 있을 생각은 없나?”“송구합니다. 저
16시간전
천동은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잠시 그의 품 안에 안겨있던 그녀가 그의 포옹을 풀며 말했다.“토끼고기나 먹자.”“네.”천동은 식사 후에 그녀와 놀아줄까 하다가 그냥 책을 읽었다. 그가 읽는 것은 이다. 육도삼략은 중국 주나라 무왕을 도와서 천하를 통일한 태공여망이 지은 와 황석공이 지어서 장량에게 바쳤다는 을 한데 묶은 것이다. 중국 고대병학의 최고봉인 중의 이서다. 조선시대 무과에 응시하려는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육도삼략
달령에는 고개를 넘는 사람들이 산짐승을 쫓기 위해서 돌을 모아 놓은 곳이 있는데,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그곳을 신당이라고 불렀고, 이 신당의 돌들은 왜적과의 싸움에서 요긴하게 사용되었다.군사의 수에서 윤홍명 장군의 의병군은 절대적인 열세였다. 우연히 무룡산 중턱에서 전투를 지켜보게 된 천동은 해 질 무렵 대방천에서 달령으로 오르는 왼쪽 능선의 중턱쯤에서 조심스럽게 적의 후미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복면을 하지 않았다. 의병진영에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천동은 그들을 돕기 위해서 나섰다. 윤장군의 의병진영에서
조선에서의 휴전을 놓고 조선은 배제한 채 명나라의 유격장 심유경과 왜국의 고니시 유키나가와의 강화회담이 지루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1594년 4월13일 울산의 서생포 왜성에서 사명당과 가토 기요마사가 만나서 1차 서생포 회담을 한 이후 3차 회담까지 진행되었다.고니시 유키나가의 진영과는 달리 가토 기요마사의 진영은 불교를 믿는 불자들이 많았으며, 가토 역시 불교 신자여서 왜국진영이 신뢰할 수 있는 승려의 신분인 사명당이 조선의 강화교섭 대표로 선발되어 서생포 왜성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는 울산 웅촌에 있는 원적산
“….”“조선은 참 좋은 곳입니다. 사람들도 좋아 보이고, 산세는 아름답고, 너른 들과 맑은 강물이 있는 지상낙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조선말도 할 줄 아십니까?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조선말로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을 빌리면 나는 기리시탄 신자입니다. 저 하늘에 계신 주인을 믿는 것이니 한자어로 굳이 표현한다면 천주님을 믿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천동은 오늘부터 나에게 기리시탄의 교리에 대해서 배울 것입니다. 고니시 장군이 이끄는 부대의
서둘러 빨래를 하고는 잰걸음으로 그녀는 동굴로 돌아왔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위장을 하고는 동굴 앞에 빨래를 널었다. 훈제된 늑대고기로만 연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동굴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칡뿌리, 더덕, 산도라지, 산마늘, 맥문동, 각종 버섯, 산마, 야생부추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동굴이 있는 무룡산에 서식하고 있었다. 게다가 올가미를 잘 이용하면 사시사철 꿩이나 노루, 토끼 등의 야생동물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이틀 동안 정신없이 야생식물을 채취했더니 그사이에 빨래가 말라있었다. 이불 한 채를 뜯어서
지금 백성들 사이에서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도성인 한양에서는 백성들이 굶주림에 지쳐서 죽은 시체의 살을 남김없이 발라먹는 바람에 시체들이 뼈만 앙상한 백골로 남아있고, 이웃은 물론이거니와 부모형제들까지도 서로 잡아먹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흔한 일이라서 포졸들도 그저 방관만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양주 등에서는 굶주린 사람들이 도적 떼로 몰려다니면서 사람을 사냥해서 먹는데도 고을수령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가렴주구를 일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의 요청으로 왜군을 몰아내기 위해 이 땅에 들어온 명군이 저지르는 약
“지금 우리는 감상적인 것을 논하고자 이곳에 모인 것이 아닙니다. 일본국 권력자들을 좀 더 확실하게 포섭해서 조선과의 전쟁에 반드시 나서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을 할 적임자로 일본국의 상인출신 무장 고니시 유키나가가 있습니다. 또한 가톨릭신앙을 적대시하는 권력자라도 조선을 일본의 속국으로 만드는 일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조선의 앞선 도자기기술과 인쇄술을 들먹이면 마음이 동할 것입니다.”“일본의 권력자들 중에는 조선의 발달한 문물을 숭상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조선과의 전면전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물론 전
“장군께서 이견대 전투에 참여하신 걸로 아는데,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그게 그리 궁금했던가?”“네, 동해안에서 벌어진 전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투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아닐세. 1593년 4월에 있었던 이견대 전투는 규모도 제법 크고 치열한 전투였었지. 피아간에 희생이 많았어. 왜군들이 동해안으로 쳐들어와서 감은사가 있는 뒷산의 중턱에 위치한 이견대 밑에 진을 치고 있었는데, 의병군이 그곳으로 진군하여 적들을 해안가 쪽으로 밀어붙였었어. 비록 많은 희생자를 냈지만 결국 산에서 밀려나 해
“누님! 내가 얻어들은 귀동냥으로는 겨울에 이런 술을 만들려면 온돌이 설치된 방에서 해야 합니다. 누룩이 제대로 발효를 하려면 이마에서 땀이 날 정도로 더운 곳에 두어야 하는데, 한겨울에 그렇게 덥게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이 동굴은 일 년 내내 시원해서 사람살기에 적당하기는 하지만, 온돌을 만들지 않아서 술이 잘 익을 만큼 덥게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실패를 한 거 같으니까 속상해 하지 말아요.”국화의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천동과의 거리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고, 그녀는 체념을 하기에 이르렀다.천동은 겨울 내내 무룡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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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기반인공혈액기술개발사업단이 ‘세포기반 인공혈액 제조 및 실증플랫폼 기술개발사업’*의 제3차년도 성과보고회를 9월 11일 개최했다.* 이 사업은 저출생·고령화 및 감염병 발생 등으로 인한 혈액 공급난 대비를 위해 줄기세포로부터 적혈구, 혈소판을 생산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초·원천기술 확보를 목표로 2023년도부터 본격 추진 중이다. 복지부·과기부·산업부·식약처·질병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며, 총사업 규모는 약 481억원에 이른다.국내 연구진은 줄기세포를 활용해 적혈구와 혈소판을 대량 생산·저장할 수 있는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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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기업연구소, ‘2025 추계세미나 및 기업 IR발표회’ 성료...회원사간 협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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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쉐론과 함께… 배우 한소희, 50주년 토론토국제영화제서 뽐낸 독보적 아름다움
배우 한소희가 세계적인 영화 축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빛내며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 9월 10일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한소희는 프랑스 하이주얼리 메종 부쉐론의 글로벌 앰배서더로서 우아하고 세련된 자태를 선보였다.이날 그녀가 착용한 주얼리는 부쉐론의 네이처 컬렉션 중 ‘플륌 드 펑’ 라지 이어링과 라지 링이었다. 공작 깃털을 모티브로 한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디자인은 한소희의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현장에 모인 전 세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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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도 실력이다: 기업교육에 필요한 ‘보이는 전략’ 보이는 힘이 이끄는 성장: 이미지 코칭과 기업교육의 만남
요즘처럼 조직 안팎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도 드물다. 리더는 더 이상 지시가 통하지 않고, 실무자는 말 한마디, 눈빛 하나가 팀워크를 결정짓는다. 기술은 진화했지만, 결국 일을 이루는 건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떻게 보여지고 인식되는가는 더이상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다.기업 교육 현장에서 HRD 컨설턴트로 17년을 일하며 수많은 조직을 만나왔다. 직무, 리더십, 조직문화 교육은 언제나 수요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현장에서 가장 절실히 느끼는 건 “실력이 있어도, 그것을 드러내는 법을 모르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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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주최, 제5회 "Co-Week 아카데미" 2회 연속 재유치 성공
강원특별자치도는 '코-위크 아카데미' 평창 재유치에 성공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제5회 'Co-Week 아카데미'를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일원에서 2회 연속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행사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에 참여한 67개 대학이 인공지능·데이터 보안·활용 등 18개 분야의 강의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대학생들은 소속 대학과 전공에 관계없이 원하는 첨단 분야 강의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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