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어린 시절부터 콩을 유난히 좋아했던 저는, 콩 심는 일이 설레었습니다. 기억의 콩밭을 생각하면 콩은 키우기 쉬운 작물이었으니까 다른 농사보다 힘들지 않을 거라 단정 지었습니다. 기억 속에 콩은 논둑이나 밭둑이나 아무 자투리땅에 심어도 잘 자랐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논이나 밭을 둘러보러 가신 아버지가 콩대를 분질러 오시면 자매들은 둘러앉아 콩을 깠습니다. 검푸른 햇콩이 섞여 나온 햅쌀밥은 구수하기가 말도 못 했습니다. 저는 명절 밑에 재래시장에서 꼬투리를 매단 콩 묶음이 보면 꼭 사게 됩니다. 돌아와서 신문지를 깔고 앉아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