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다음 학기엔 교양 강의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땐 괜찮을 거라 여겼지만, 1월이 지나고 2월이 되자 슬그머니 후회가 밀려왔다. 새로운 강의실, 낯선 수강생들. 익숙해지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벅찬지 알고 있었기에 겁이 났다. 혹시 내 수업과 맞지 않으면 어쩌나, 나를 불편해하면 어쩌나 등등.개강 첫 주가 되면 그 불안은 현실이 된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나는 출석을 부르며 마음을 다잡는다. 안부를 묻고, 짧은 인사를 나누며 이름을 익히는 일은 내게 선생이 되는 연습이기도 하다.이름을 부른다는 건 단순한 확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