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어가는 12월 초, 특별한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이 곡을 듣으면 필자는 하얀 눈에 내리는 햇살이 비추어 반짝이는 장면이 떠오른다. 차디 찬 눈 위에 떨어진 햇빛처럼 시리고 아픈 슬픔 위에 따뜻함이라고 할까.러시아인인 라흐마니노프가 이 곡을 작곡할 시기는 1915년, 러시아에 1차 세계대전으로 불안한 겨울의 시기였다. 시대적 분위기는 예술가들에게 무거운 공기처럼 마음을 내려앉게 했을 것이다. 이 곡은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뜻인데. 오직‘아’로 부르도록 작곡되었고 당시에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인 네
로마의 바티칸박물관 안에는 역대의 로마 지도를 시대별로 그려놓은 방이 하나 있습니다.그 중 나란히 그려진 두 지도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앞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표시되어 있는데 바로 뒤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땅속에 묻혀버린 폼페이시는 훗날 수세기가 흐른 후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통해 수많은 시체와 당시의 생활상이 드러났는데 흥미로운 것은 시체가 발견된 장소가 천차만별이었다는 점입니다. 몇 구의 시체는 깊은 지하실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아마
세월은 느리지만 모든 공간을 채워 쉼 없이 우직하게 흐른다. 이십 년인가? 삼십 년인가? 시간을 헤아리며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친구의 모습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남자가 손을 흔든다. 나를 향한 눈인가, 누구를 향한 손짓인가 생각하는데 손을 더 크게 흔들며 소리 내어 내 이름을 부른다. 가까이 다가가니 내 친구가 맞다. 왜 못 알아보냐며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친구에게 요즘 눈이 나빠졌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마주하고 앉아 인식의 평형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잠시다. 치아가 다 보이도록 호탕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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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울산에서 자란 시인들이 시평론집을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지역·외국 시등 다양한 시평 등울산시문학 시대별 흐름 정리도◇문영, 두 번째 시평론집문영 시인이 시평론집 를 펴냈다.1부 ‘아, 입이 있어도 말 못 하는 것들’에는 여러 시편에 대한 짧은 시평을 실었다. 정지용, 백석, 박목월, 김종삼, 김춘수, 이성복 등과 지역 시인의 시, 외국 시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2부 ‘허락하는 시간, 꽃지는 시간’은 문학론이 담긴 비평 칼럼, 시론, 심
인플루엔자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배 증가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집 아이도 며칠째 독감으로 학교에 가지 못했다. 문득 이 급격한 변화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이 건강, 생활 그리고 아이들의 하루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마침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딸아이가 건넨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코슈카 작가의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이다. 이 책은 ‘지구상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산호섬을 배경
아침부터 교장실이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우렁차다. “혹시 박혜윤 교수님 아니신가요?”, “네~ ?”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시다. “안녕하세요. 오늘 독주회 축하드립니다. 저는 강OO 아빠입니다” 퇴근길 시간이었기도 하지만 대전은 확실히 청주보다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혹시 몰라 일찍 출발하길 정말 잘했다. 겨우 공연장을 찾아 운 좋게도 건물 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맞춤형으로 주문한 꽃다발을 조심스레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오늘의 주인공 박혜윤 교수님 독주회 포스터가 큼직이 붙어있다. ‘제대로 찾긴 찾았구나!’
기말고사를 앞둔 수업시간에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 시험 범위를 과목별로 정리해서 공지해주시면 안 될까요?” 순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과목 선생님들이 이미 수업 시간에 시험 범위를 안내했는데, 그것을 다시 한 곳에 모아 정리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학생은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물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 시험 범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 것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는 당연한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고,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정리하는 것부터가 공부의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던 글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케냐 나이로비에 '존 다우라'라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나서 아버지의 심한 학대와 매질 때문에 집을 뛰쳐나와 거지가 되었습니다. 소년은 다른 거지 아이들처럼 길거리에서 구걸했는데, 매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지나가는 차가 신호를 받고 있거나 잠시 정차된 차에 손을 쑥 내밀어 ‘도와 달라.’고 애걸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거지 소년들을 사람들은 도둑들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어느 날, '존 다우라'는 여느 날처럼 갓길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은 ‘새로운 세계’가 아니라 그저 신기한 취미 정도에 가까웠다. 그런 시기에 암스테르담에서는 조금 색다른 실험이 시작됐다. 디지털 도시라는 이름의 온라인 공간이다. 당시 기준으로는 대담한 시도였고, 시민들이 직접 들어와 채팅도 하고, 개인 홈페이지도 만들고, 이메일도 주고받는 구조였다.출범 두 달 만에 이용자가 1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모뎀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때다. 그만큼 사람들은 새로운 방식의 소통에 매력을 느
11월과 12월이 제철인 도루묵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옛날 한 임금이 피난길에 ‘묵어’라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에 감동하여 은어라는 새로운 이름을 하사하였다. 후에 임금이 환궁하고도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그 물고기를 먹었더니 이번에는 맛이 너무 없어 “도로 묵어라 불러라”하여 그 이름이 도루묵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태양계에도 비슷한 운명을 겪은 천체가 있다. 오늘은 행성이었다가 왜행성으로 강등된 명왕성에 관해 이야기 하려 한다.20세기 초 천문학자들은 천왕성과 해왕성의 궤도를 분석하며 미지의 행성인 ‘행성 X’가 있을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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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생리대 가격 너무 비싸…독점기업 폭리 아닌가?"
현행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문제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진행한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이 대통령은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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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상인회, 어려웃 이웃 쌀 10kg 62포 기탁
연동상인회는 지난 12월 16일 연말을 맞아 지역사회 내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쌀 10kg 62포를 연동주민센터에 기탁했다.이번 기탁은 연동상인회가 꾸준히 이어온 지역사회 나눔 활동의 일환으로, 기탁된 쌀은 관내 저소득 가구와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고광범 회장은 “연말을 맞아 지역의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 회원들과 함께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며 도움이 필요한 분들 곁에서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문성조 연동장은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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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공동주택 관리 주체의 자율적 관리 ‘공감 매거진’ 발간
김해시가 공동주택 관리 과정에서 반복되는 지적사항과 민원을 줄이기 위한 예방책의 일환으로 월간정보지 ‘공감 매거진’ 발간을 밝혔다.시가 18일 밝힌 공동주택 관리 월간정보지 발간은 공동주택 관리 주체에 법령 이해도를 높이고, 관리 역량 강화와 함께 공동주택 관리의 중요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지로 볼 수 있다.공감 매거진 발간은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 시기별 주요 포인트와 감사 지적사례, 민원사례, 유권해석, 법령·제도 변경사항 등을 정리하고 있다.이에 따라 시는 의무관리대상인 관내 공동주택 214개 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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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KB마음가게’ 비하인드 공개
KB금융그룹이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KB마음가게’ 캠페인의 네 번째 영상을 공개하며 포용금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KB금융은 18일 ‘KB마음가게’ 네 번째 영상인 ‘Ep.4 KB마음가게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 비밀모임’ 편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KB마음가게’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KB 국민함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다. KB금융은 참여 업소에 운영비를 지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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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하빈면 지사협, 따뜻한 겨울나기 내복 지원 사업
하빈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 17일 지역 내 저소득 및 취약계층 42가구에 겨울 내복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겨울철 의류 마련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 어르신 등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한파에 취약한 이웃들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생활 지원에 초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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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딩AI 판 M&A 바람 거세다...재편 가속
생성형 AI 분야 킬러앱으로 통하는 코딩 AI 판에서 업체들 간 인수합병에 의한 재편이 탄력을 받고 있다.23일 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40억달러 가치를 평가받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클릭업이 2년차 AI 코딩 스타트업 코드젠을 인수한다.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코드젠은 1620만달러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회사 가치를 6000만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코드젠은 사람 개입은 거의 없이 코딩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자율 코딩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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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브라우저들이 클라우드 모델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시그마가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며 로컬에서 처리되는 AI 브라우저를 선보였다.기존 크롬·파이어폭스는 물론, 오픈AI·퍼플렉시티 AI AI 브라우저들도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반면, 시그마 ‘이클립스’는 모든 AI 처리를 로컬에서 수행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실리콘앵글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그마는 이클립스에 내장된 AI 모델이 사용자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으며, 특정 이념이나 콘텐츠 필터링 없이 순수한 형태로 동작한다. PDF 파일을 로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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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이더리움 레이어2 시장은 분기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23일 올해 레이어2 생태계를 분석한 더블록 보도에 따르면 많은 신규 체인들이 에어드랍과 인센티브를 앞세워 단기적인 트래픽을 끌어모았지만, 이벤트가 끝나자 빠르게 유동성과 이용자가 이탈했다. 반면 소수 체인들만이 이 흐름에서 벗어났고, 그 중심에 코인베이스가 주도하는 베이스가 있다.베이스 TVL은 1월 31억달러에서 10월 56억달러를 넘어서며 레이어2 전체에서 약 46%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아비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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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쎄이상, 전시는 반복되고 이익은 쌓인다
국내 최대 전시 주최·운영 기업 메쎄이상이 전시 산업 회복과 함께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단순 공간 임대가 아닌 전시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