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느리지만 모든 공간을 채워 쉼 없이 우직하게 흐른다. 이십 년인가? 삼십 년인가? 시간을 헤아리며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친구의 모습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남자가 손을 흔든다. 나를 향한 눈인가, 누구를 향한 손짓인가 생각하는데 손을 더 크게 흔들며 소리 내어 내 이름을 부른다. 가까이 다가가니 내 친구가 맞다. 왜 못 알아보냐며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친구에게 요즘 눈이 나빠졌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마주하고 앉아 인식의 평형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잠시다. 치아가 다 보이도록 호탕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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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은 지난 11일, 대공연장에서 열린 ‘스테이지 살롱 콘서트 – Autumn to Winter : Tango’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은 관객이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앉아 연주자와 가까이 호흡하는 ‘살롱형 콘서트’로 진행돼, 관객들에게 색다른 공연 경험을 선사했다.이날 무대에는 앙상블 ‘친친탱고’가 출연해 반도네온, 바이올린, 피아노의 조화로운 연주로 Astor Piazzolla의 탱고 명곡과 자작곡들을 선보였다.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 호흡하며
“김태형 감독님, 내년이 계약 마지막 해인데 제가 꼭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전역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거포 한동희의 약속이다.한동희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 군인 신분으로 군복을 갖춰 입고 참석했다.그는 수상 소감에서 객석에 앉아 있던 김태형 감독을 향해 묵직하게 약속했고, 좀처럼 웃을 일이 없었던 김 감독은 만면에 미소를 보였다.입대 전까지 ‘미완의 대기’였던 한동희는 상무에서 퓨처스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올해 그의 성적은
"이제는 장보는 게 힘들지 않아요. 까치의자 덕분이에요."서울 강서구는 28일 방화1동 방신전통시장 일대에 오며가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까치의자'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시장에서 장을 보는 어르신들이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보행 중 휴식과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방화1동에는 65세 이상 어르신이 76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에 이르며 방신전통시장은 하루 평균 유동 인구가 3000여 명에 달한다. 이에 구는 어르신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이곳을 사업
3주전
글은 결국 대화다. 비록 혼자 앉아 자문자답의 형식으로 글을 쓴다 해도, 그 문장이 독자에게 닿는 순간 그것은 ‘대화’로 전환된다.이처럼 모든 대화는 텍스트이며, 글 또한 텍스트다. 중요한 것은 텍스트가 단지 저자의 독백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만 완성되는 상호적 구조라는 점이다. 독백조차 타자를 전제하고, 고독 속에서 쓰인 문장도 결국 누군가에게 닿을 운명을 내포한다.도시도 다르지 않다. 도시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사람들의 상호작용과 관계의 맥락 속에서만 생동감을 얻는다. 다시 말해, 사람이 고립된
테슬라가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16일 IT매체 아이티미디어가 보도했다. 이번 테스트는 드라이버가 운전석에 앉아 핸즈오프 상태로 주행하면서도 필요시 개입할 수 있는 SAE 레벨2 자율주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영상 속 차량은 직진·우회전 신호 인식, 주차 차량 회피, 공사 구간 차선 합류, 복잡한 교차로 통과 등 다양한 상황을 문제없이 수행했다. 또한 복잡한 교차로 통과도 매끄럽게 이루어져, 일본 내 FSD 기술 적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테슬
한 해를 돌아본다. 잘한 일과 잘못한 일, 남긴 것과 놓친 것, 기쁨과 아쉬움을 조심스레 저울질한다. 한 해를 성적표처럼 계산해보려는 오래된 습관이다. 하지만 마음은 숫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나온 365일은 흑백의 평가표가 아니라 스토리이다. 살아낸 날들의 결이다. 때로는 빛났고, 때로는 흔들렸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 멍하니 앉아 있던 시간. 이 모든 날이 모여 서사가 되었다.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순간도, 서운하고 외롭던 밤도, 소중하고 기쁜 하루도 모두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스토리였다.길이 얼어붙고 아
대봉이 익어간다. 단단한 주황색 대봉을 구입해 베란다 창틀에 일렬로 세워 두면 색이 진해지며 말랑하게 익는다. 신기하게도 대봉은 같은 날 따도 한꺼번에 익지 않고, 시차를 두고 한 개씩만 익어 ‘오늘은 어떤 것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의 시간을 준다. 대봉은 여느 감과는 다르다. 더 달고, 더 진한 맛이 난다. 다른 감들이 금방 끓여낸 된장국 맛이라면, 대봉은 건새우를 넣고 오래 끓여낸 아욱국 같은 맛이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밤에는 가족들이 따뜻한 방에 모여 앉아 홍시를 먹거나, 화로에 밤을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하루를 이야기하곤
국회의원 60명 이상이 본회의장에 앉아 있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법안이 3일 여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에 이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발 속 처리했다. 거수 표결 결과 재석 17명 중 찬성 11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필리버스터 시 국회의장이 지정하는 의원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회의장에 있는 의원 수가 재적 의원 5분의 1에 미치지 못할 때는 의장이 회의 중지를 선포하는 것이 골자다. 당초 해당 개
지금과 달리 대학 입시에 오로지 한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었던 시절에 나는 목표했던 대학에 불합격했다. 인생의 첫 실패를 경험하며 맞이한 나의 스무 살은 한겨울의 추위만큼이나 매서웠고 낙심한 나의 기분전환을 위해 부모님은 나를 차에 태우고 이곳저곳 바람을 쐬러 다니셨다. 하지만 기분전환이나 위로가 되기는커녕 나는 차의 뒷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공포였다.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언제라도 차의 문을 열고 뛰어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차의 손잡이를 부여잡고 삶과 죽음 사이에서 치열하게 갈등했던 그때의 경험이 내가 자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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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커버스토리] '피지컬AI' 패권 전략... 엔비디아 26만대 동맹의 본질
'피지컬AI' 패권 경쟁과 26만 대 동맹의 본질엔비디아 GPU 26만 대의 국내 공급 계획은 현재의 AI 경쟁 속에서 '주권AI'와 '산업AI' 혁신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려는 한국 산업계의 절박한 필요가 반영된 결과다. 생성형 AI 경쟁이 국가 대항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전략 자산인 GPU의 대량 확보는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를 위해 6만 대를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5만 대로 반도체 팹 전체를 AI로 제어하는 'AI 메가팩토리'를, 현대자동차 역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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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이사회, ‘헌혈 릴레이’전개
서울관광재단 우택규 전 노동이사, 헌혈 200회 달성 한국노동이사회는 연말을 맞아 공공부문이 앞장서는 사회공헌 활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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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존비즈온, ‘ONE AI Preview 2026’ 개최…‘자율형 비즈니스 시대’
더존비즈온은 1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업 회계·재무 담당자 및 경영관리 책임자, IT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ONE AI Preview 2026 : 예측에서 실행으로, 자동에서 자율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이번 컨퍼런스는 AI 기술이 비즈니스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동력이 된 가운데 기업 경영 혁신을 주도할 새로운 AI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생성형 AI 솔루션 ONE AI를 통해 업무 효율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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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 일깨우는 감성연극 ‘엄마의 빈의자’
문화공작소 낯선생각이 감성연극 ‘엄마의 빈의자’를 12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개최한다. 연극과 음악이 함께하는 퓨전 연극 ‘엄마의 빈의자’는 엄마와 딸이 서로를 오해하고 또 이해하며 사랑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한동호, 김영희, 권미영, 강민구 등이 출연하며, 설명희, 이미나가 연주자로 참여한다. 하미라 문화공작소 낯선생각 대표는 “‘엄마의 빈의자’는 누구에게나 마음 한 켠에 남아있는 못다 한 이야기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라며 “이 공연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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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호원동 아파트 8층 화재⋯25명 대피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22층짜리 아파트 8층에서 불이 나 주민 25명이 대피했다. 8일 오후 4시34분쯤 입주민이 베란다에서 불꽃을 목격해 신고했다. 소방 당국은 장비 31대와 인력 85명을 투입해 약 22분 만에 불을 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단순 연기 흡입자 5명 중 9층 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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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교육지원청, ‘2025 제천 미디어 스타 성과공유회’ 개최
충북 제천교육지원청은 지난 12일 제천 더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2025. 제천 지역특화 인재양성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제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추진한 ‘제천 지역특화 인재양성 프로그램’의 1년간 운영 결과를 공유하고 학생들의 우수 활동 사례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사업의 국내 프로그램에는 제천 지역내 초5~중3 학생 37명 국외 프로그램에는 초6~고1 35명이 참여해 다양한 영상미디어 교육 활동을 진행했다. 국내 프로그램은 제천문화재단 영상미디어센터와 연계해 △1인 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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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순천향대학교가 차세대 전자소자 제조 핵심기술의 산업 이전을 통해 연구 성과의 실용화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1일 진공기술 전문기업 ㈜아스트로텍과 ‘In-situ 진공장비 선택성장 공정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아스트로텍은 정액 기술료 1억 원을 순천향대에 지급한다. 이전된 기술은 원자층증착 공정을 기반으로 특정 영역에만 박막을 정밀하게 선택 성장시키는 공정기술이다. 초미세 패터닝이 요구되는 차세대 반도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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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2026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28.1도
▲인천연탄은행“나눔은 우리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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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동구가족센터, 조손가족 세대 간 공감 UP! 정서지원 프로그램 '성황리 종료'
울산동구가족센터가 조손가족의 정서적 안정과 양육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양육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지역 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했다. 14일 울산동구가족센터에서 열린 이번 프로그램에는 울산동구에 거주하는 조손가족 6팀, 총 12명이 참여해 세대 간 소통의 물꼬를 트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센터는 손자녀 양육으로 인한 조부모의 정서적 부담을 덜고, 조손 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가족 소개와 공감 활동을 시작으로, 협동심을 키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