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작열한다’는 말조차 쏙 들어가게 할 여름이다. 방학 시작하자마자 밀린 월세를 갚듯 잠만 잤다. 몇 날 며칠 잠만 자고 먹었더니 좀 살 것 같다. 지난 2년간 대학원 공부와 이것저것 일한다는 핑계로 집안 살림을 내팽개쳤다. 주부라는 직함은 이미 사표를 내버린 지 오래다. 지금의 내 집을 엄마가 본다면, 얼마나 기가 막혀 하실까? ‘애들 밥도 안 해주고 뭐 하냐?’라는 말이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그래~ 이젠 손을 걷어붙이고 집안일 좀 하자. 오늘, 날 잡았다.제일 먼저 욕실로 간다. 네 개의 면을 군사 작업하듯 닦아내고 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