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쌓였던 비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에 금빛 가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가을빛을 가득 안고 떠났던 수학여행의 추억이 떠오른다.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 하루 종일 들리던, 모든 반이 장기자랑 곡으로 골랐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난 알아요’에 맞춰 모두가 노래와 춤에 빠졌던 그 열기는 단순한 인기 그 이상이었다. 처음으로 ‘우리의 노래’를 만난 해방감과 설렘이었다.19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국 대중음악의 질서를 완전히 바꿨다. 이전까지 성인의 사랑, 이별,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