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방 ‘나가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면 얼마나 다행이었을까. 600여 명의 욕망이 들끓던 채팅방이 화면에서 사라지자, 방 안을 가득 채웠던 알림 소리도 뚝 끊겼다. 손가락 몇 번 움직여 번 돈 9만 원. 미끼만 먹고 탈출했으니 이득인 걸까. 잠시 안도감이 스치는가 싶었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정적 속에 남겨진 것은 수익의 기쁨이 아니라, 등 뒤를 서늘하게 하는 공포였다. 기자는 그들에게 돈만 받은 게 아니었다. 그들에게 내 이름, 전화번호, 그리고 무엇보다 ‘계좌번호’를 넘겨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뇌리에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