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를 본다.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목판화가 이철수 선생의 작품이다. 오래전, 어느 단체에서 상을 받을 때 상품으로 받은 것이다. 그때만 해도 나이 탓인지 판화에 큰 의미를 두지 못했다. 근래에 와서 자주 눈길이 간다.무심한 듯 그어놓은 네 줄의 검은 색 길은 단조로우나 평탄한 길이 아니란 걸 높낮이로 표현했다. 맨 위 길에는 한 사람의 나그네가 땅으로 시선을 두고 걷는다. 배경도 없고 동행이 없어도 결코 멈출 수 없다는 의지가 보인다. ‘당신이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 언제가 사람들이 길이라고 부르겠지’라는 무거운 제목이다.판
최근 네팔 총선에서 ‘래퍼’ 출신 30대 정치인 발렌드라 샤가 이끄는 정당이 압승을 거뒀다. 발렌드라 샤가 이끄는 신생 정치세력 국민독립당은 기득권 정치에 분노한 젊은이들을 대표하며 네팔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승리를 만들어냈다. 특히 샤는 3선 총리 출신의 정치거물 샤르마 올리의 지역구에 출마해 그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 승리로 그는 차기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이번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젊은 정치인이 등장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많은 분석이 이 결과를 ‘세대 변화’라
정말 오랜만에 쉬어家에 들어왔다. 그네 옆 꽃밭에는 튤립 새싹들이 뾰족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고래바위 앞 수선화들도 무거운 흙을 털어내느라 애들을 쓰고 있는 것이 대견하다. 늘어진 옥매화 가지의 꽃눈들과 목련 나무 꽃망울의 솜털도 부스스하니 제법 도톰해져 있다. 겨우내 바쁜 탓에 자주 들어와 살펴주지 못했어도 식물들은 겨울을 이겨내고 싹을 밀어 올리며 쉬어가에도 봄이 도착했음을 알리고 있다. 분명 예전 같으며 빨간 장화를 신고 농막 여기저기를 누비며 새싹들의 움직임에 호들갑을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내 마음속의 봄은 먼발치에서
탄소중립, 온실가스, 기후변화 같은 용어는 이제 언론과 학교에서 반복되며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많은 시민에게 이러한 용어는 여전히 TV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먼 나라의 북극곰 이야기이거나, 전문가들만 논하는 거대한 담론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 정작 우리 동네가 왜 예년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지, 쾌적함을 위해 쓰는 에너지가 지역사회에 어떤 부담을 남기는지, 나의 소비 습관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연결해 이해하는 힘은 충분히 길러지지 못했다. 이러한 힘을 기후문해력이라 부르며 이는 환경지식 암기로 만들어지
새해를 맞아 은행에서 제공하는 신년운세와 사주팔자를 봤다. 무료로 볼 수 있기도 하니, 새해가 되면 한 번쯤은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이사와 전입신고를 앞두고 좋은 날에 하고 싶어 달력을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다들 맹신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번은 보자 싶은 마음으로 찾지 않을까 싶다.사주팔자를 보면 여덟 개의 글자가 나오고, 그 아래에 해석이 길게 붙어 있다. 시,일,월,년... 무슨 말인가 싶다. 궁금해서 이게 무슨 뜻인지 풀이를 찾아보려 해도 자신의 사주팔자를 올려놓고 풀이해 달라는 글이 많다. 아니, 그냥 이게 무
점심시간이면 가끔 들르는 국수집이 있다. 낡은 간판과 빛바랜 외벽은 오래된 식당의 시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처음에는 쉽게 발길이 가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인의 손에 이끌려 맛본 칼국수 한 그릇이 생각을 바꾸었다. 적당히 삭힌 김치와 시원하고 달큼한 섞박지, 국물에 풀어 먹는 양념장까지. 이 집의 맛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오래 끓여온 시간의 맛이었다.문을 열면 눅진한 공기가 먼저 얼굴을 감싼다. 이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은빛이 바랜 양은 탁자 네 개가 전부다. 그래도 자리가 비는 날은 드물다. 특별히 친절하지도
의미의 여정으로 깊어져야 할 때-서영/시인국내외적으로 유례없는 전환기를 맞고 있는 요즘이다.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공습과 맞물려, 이란의 생존을 건 보복공격으로 석유물동량의 20~30%가 통과하고 있으며, ‘세계 에너지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을 놓고, 이란이 긴장 조성의 심리전으로 이용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LNG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위협을 받게 되고,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직접적 경제위기로 다가오는 위기 상황이다.2026년 3월
불어오는 바람이 포근하다. 며칠전만해도 산책할 때 얼굴이 차가웠는데, 요즘은 얼굴을 쓰다듬어주시던 할머니의 손길처럼 보드랍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과 직장을 오가는 삶이 반복될 때는 글감을 찾는다는 핑계로 콧바람을 쐬러 나가곤 한다. 햇볕이 좋은 날은 가까운 곳으로 산책을 가거나, 산을 다녀오곤 한다. 나른한 오후에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물고기 비늘처럼 이는 물결을 한없이 바라보면 벌써 봄이 온 듯하다. 하지만 아직 음력 정월. 산성의 나무 위와 그늘 밑에는 엊그제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내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살았다. 크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굴레에 나를 가두고 있었다. 가당치도 않은 큰 욕심들을 세워 놓고 그 욕심들을 이루기 위해 애쓰느라 온 힘을 쏟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실망뿐이었다.내 마음 깊은 곳에는 언제나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남들의 시선에 얽매여 작은 일에도 신경이 곤두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안의 불안과 욕심이 뒤엉켜 나를 옥죄었다. 사소한 실수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누군가의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지곤 했
순간 우리는 잠시 일상을 잊고 영상 속으로 빠져든다. 화면이 커질수록 객석은 고요해지고, 장면이 또렷해질수록 몰입은 깊어지며, 우리는 마치 그 세계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오늘날 우리가 대형 스크린 앞에서 느끼는 이 압도적인 전율은 어제오늘의 발명이 아니다. 더 크고 선명하게 세상을 담아내려 했던 인류의 시도는 이미 130여 년 전, 영화라는 매체가 갓 태동하던 19세기 말부터 뜨겁게 시작되었다. 202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뮤토스코프 바이오그래프 회사의 대형 포맷 68mm 필름(The Large Fo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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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영락교, ‘빛의 터널’로 재탄생
안동시가 월영교 일원 영락교에 야간 경관조명 시설인 루미나리에를 설치하고 지난 17일 첫 점등을 했다. 시는 이번 사업을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하나로 추진했으며, 영락교 보행 구간에 조명 아치를 조성해 시민과 관광객이 밤에도 머물 수 있는 관광 콘텐츠를 확충했다. 이번에 설치된 루미나리에는 별과 달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과 곡선형 아치 구조로 구성됐다. 영락교 전 구간에는 모두 10개소가 들어섰다. 조명이 켜지면 교량 전체가 빛의 터널처럼 이어지는 경관을 만들어 월영교 일대 야간 풍경에 새로운 변화를 더한다. 첫 점등이 이뤄진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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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왜곡 보도에 농심 '부글'
“물가 상승 주범 사실 아냐…정부도 정면 반박”“공깃밥 2천원 표준? 근거 부족…현장과 괴리” 최근 일부 언론의 쌀값 관련 보도가 사실을 과장·왜곡했다는 비판이 농민단체와 정부에서 동시에 제기됐다. 쌀값 상승을 물가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하거나 정책 실패로 단정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농촌 현장에서도 언론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20일 성명을 내고 “쌀값을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보도는 200만 농업인의 영농 의지를 꺾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체는 “쌀값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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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등봉공원 위파크 141세대 '임대 공급'
제주시 오등봉공원 위파크 아파트 중 일부가 임대 주택으로 공급된다.20일 제주시와 호반건설에 따르면 2019년 오동봉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 협약에 따라 전체 공급 물량의 10%를 임대 주택으로 공급한다.임대 물량은 1단지 69세대와 2단지 72세대 등 총 141세대다. 단지 내 임대 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분양 세대와 동일하게 동수와 층수를 배분했다.또한 소형 평수가 아닌 전용면적 84㎡, 108㎡, 129㎡, 펜트하우스 등 중대형 세대 임대 물량으로 공급해 동일 단지 내 분양과 임대 세대를 함께 구성했다.장기일반 민간 임대는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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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포항시 선수단 출정식’이 26일 오후 6시 더퀸 6층 갤럭시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상길 포항시장 권한대행, 김일만 포항시의장, 이재한 포항시 체육회장, 최한용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해 시·도의원, 종목단체 임원, 읍면동 체육회 관계자, 범시민 서포터즈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하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행사는 선수단 준비상황 보고를 시작으로 단기 수여, 필승 결의문 낭독, 서포터즈 결연, 필승구호 제창 순으로 진행돼 선수단의 사기를 한층 끌어 올렸다.특히 이날 종목별 서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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