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The Starry Night, 1889’를 볼 때만 해도 일행에게 꽤나 친절했으니까, 내가 처음부터 불친절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비집고 들어온 관람객 틈을 다시 비집고 들어가 그림 앞에 섰다. 소용돌이 치는 하늘, 언덕 위 조용히 잠든 마을, 그 위로 솟은 사이프러스 나무. 더해서 고흐의 거친 붓질, 바이올렛과 블루의 색 조합까지 친절하게 일행에게 설명했다. 아니, 처음부터 설명이 필요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그들은 그림을 읽었고, 그림이 그들을 받아주었다. 그들의 마음은 무언가로 움직이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