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씨는 옆방에서 엿듣고 있던 송애에게 짜증이 나는데, 공노인은 그런 송애를 두둔한다. 방씨는 부르튼 목소리를 높이며 뒤안을 돌아간다.“전서방, 전서방, 볕 드는데 장독 뚜껑을 안 열고 뭐하나.”박경리의 『토지』 2부, 간도의 방씨 객줏집에 펼쳐진 장면이다.소설 속 서희와 평사리 농민들은, 최참판댁 재산을 강탈한 조준구의 횡포를 피해 간도로 이주한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그들은 장을 담근다. 낯선 땅에서 삶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장은 음식이 아니라 고향을 품은 생명의 뿌리였으리라.그 장 냄새가 『토지』 전편에 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