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변화는 종종 거대한 계획에서 나오지 않는다. 미국 건국을 이끈 벤저민 프랭클린은 평생 작은 수첩을 들고 다녔다. 거리의 불편, 지나가는 제안, 마을의 푸념까지 빠짐없이 기록했고, 이 메모들은 훗날 공공도서관과 소방서, 우체국 등 도시 기반이 되었다. 역사 역시 한 사람이 반복한 ‘기록의 습관’에서 움직인다.대구 남구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진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주민이 말을 꺼내는 순간 작은 수첩을 펼친다. 적고, 묻고, 다시 확인한 뒤, 며칠 내 담당 부서의 처리 결과가 전달된다. 행정의 출발점이 보고서보다 ‘사람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