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달이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과 업무, 정리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이기 쉽고, 때로는 들뜸과 초조함으로 마음의 균형을 잃기 쉬운 달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독자들에게 미술관을 찾아보길 권해본다.필자는 러시아에 거주하는 동안 사계절 내내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을 자주 찾았다. 기분이 좋거나, 우울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그 자리를 벗어나 미술관을 찾았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은 러시아 회화의 발전과 시
겨울이 되어가는 12월 초, 특별한 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이 곡을 듣으면 필자는 하얀 눈에 내리는 햇살이 비추어 반짝이는 장면이 떠오른다. 차디 찬 눈 위에 떨어진 햇빛처럼 시리고 아픈 슬픔 위에 따뜻함이라고 할까.러시아인인 라흐마니노프가 이 곡을 작곡할 시기는 1915년, 러시아에 1차 세계대전으로 불안한 겨울의 시기였다. 시대적 분위기는 예술가들에게 무거운 공기처럼 마음을 내려앉게 했을 것이다. 이 곡은 ‘가사가 없는 노래’라는 뜻인데. 오직‘아’로 부르도록 작곡되었고 당시에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인 네
로마의 바티칸박물관 안에는 역대의 로마 지도를 시대별로 그려놓은 방이 하나 있습니다.그 중 나란히 그려진 두 지도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앞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표시되어 있는데 바로 뒤의 지도에는 폼페이시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땅속에 묻혀버린 폼페이시는 훗날 수세기가 흐른 후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통해 수많은 시체와 당시의 생활상이 드러났는데 흥미로운 것은 시체가 발견된 장소가 천차만별이었다는 점입니다. 몇 구의 시체는 깊은 지하실속에서 발견되었습니다.아마
세월은 느리지만 모든 공간을 채워 쉼 없이 우직하게 흐른다. 이십 년인가? 삼십 년인가? 시간을 헤아리며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친구의 모습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남자가 손을 흔든다. 나를 향한 눈인가, 누구를 향한 손짓인가 생각하는데 손을 더 크게 흔들며 소리 내어 내 이름을 부른다. 가까이 다가가니 내 친구가 맞다. 왜 못 알아보냐며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친구에게 요즘 눈이 나빠졌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마주하고 앉아 인식의 평형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잠시다. 치아가 다 보이도록 호탕하게 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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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울산에서 자란 시인들이 시평론집을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지역·외국 시등 다양한 시평 등울산시문학 시대별 흐름 정리도◇문영, 두 번째 시평론집문영 시인이 시평론집 를 펴냈다.1부 ‘아, 입이 있어도 말 못 하는 것들’에는 여러 시편에 대한 짧은 시평을 실었다. 정지용, 백석, 박목월, 김종삼, 김춘수, 이성복 등과 지역 시인의 시, 외국 시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2부 ‘허락하는 시간, 꽃지는 시간’은 문학론이 담긴 비평 칼럼, 시론, 심
인플루엔자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배 증가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집 아이도 며칠째 독감으로 학교에 가지 못했다. 문득 이 급격한 변화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이 건강, 생활 그리고 아이들의 하루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마침 글로벌 그린리더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딸아이가 건넨 작은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코슈카 작가의 ‘폴리네시아에서 온 아이’이다. 이 책은 ‘지구상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산호섬을 배경
아침부터 교장실이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우렁차다. “혹시 박혜윤 교수님 아니신가요?”, “네~ ?”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이시다. “안녕하세요. 오늘 독주회 축하드립니다. 저는 강OO 아빠입니다” 퇴근길 시간이었기도 하지만 대전은 확실히 청주보다 운전하기가 쉽지 않다. 혹시 몰라 일찍 출발하길 정말 잘했다. 겨우 공연장을 찾아 운 좋게도 건물 지하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맞춤형으로 주문한 꽃다발을 조심스레 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오늘의 주인공 박혜윤 교수님 독주회 포스터가 큼직이 붙어있다. ‘제대로 찾긴 찾았구나!’
해산물을 조리할지 말지 망설이다가 결국 원형 그대로를 살려 접시에 올린다. 손을 대는 순간 낙지와 새우의 본질이 흐려질 것 같아서다. 그때 문득 어제 독서 논술 시간에 나눈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떠올랐다. “서둘러 실천하지 않는 것”을 결함으로 보던 나의 오래된 시선도, 어쩌면 섣부른 조리였는지 모른다. 어제 수업에서 다룬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세대를 가르는 흥미로운 텍스트였다. 우리 세대는 한때 햄릿을 우유부단한 인물로 규정했다.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미루고, 결단 대신 고민만 거듭하는 인물. 빠른 행동과 명확한 선택을 미덕
우리나라 현행법에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처벌돼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대부분의 국가가 존속살해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거나, 존속살해죄와 비속살해죄를 함께 규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존속살해죄만 규정하고 있다.형법 제250조에는 살인죄 처벌 규정이 5년 이상의 징역인데 비해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존속살해만큼 비속살해 발생이 늘고
나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추진되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 구축사업 ‘이웃의 재발견’을 맡으며 올해 처음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청주복지재단에서 맡은 첫 업무였던 이 사업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이 사람의 삶을 마주하게 하는 일이었다.책으로 배웠던 개념들은 익숙했지만, 실제 현장은 전혀 다른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기록 속 ‘위기’, ‘고립’, ‘발굴’ 같은 단어는 금세 손에 익었지만, 그 단어들 뒤에 담긴 삶의 무게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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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 '토지정보행정' 전국 최고 수준…'최우수기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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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규 봉화 해성병원 이사장·김주현 재안동향우회 고문, 영양군에 3년 연속 고향사랑기부금 기탁
영양군은 권성규 봉화 해성병원 이사장과 김주현 재안동향우회 고문이 12월 24일 영양군청을 방문하여 고향사랑기부금을 각각 200만원씩 기탁했다고 밝혔다. 특히 두 기탁자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이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있으며, 이번 기탁을 포함해 두 사람의 누적 기부액은 각각 700만원에 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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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빛축제도 보고 천체 관측도 하고
해운대구가 해운대빛축제 특별 이벤트 ‘우주 보러 갈래’를 12월 24~28일, 12월 31일~1월 3일에 운영한다.축제 현장에서 천체 망원경으로 달과 토성을 관측하는 체험 행사로 오후 6시~오후 9시 30분에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진행된다.모두 10대의 천체 망원경이 설치되며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구는 지난 11월 29일부터 구남로와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제12회 해운대빛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별의 물결이 밀려오다’라는 뜻의 ‘스텔라 해운대’를 주제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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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3대장 2026년 전망…BTC·ETH·XRP, 승자는 누구?
2026년을 향한 암호화폐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조정과 축적, 그리고 재도약 가능성이 교차하는 국면에 진입했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기관 도입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가격은 단기 과열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시장 전반에서는 극단적인 상승과 급락보다는 변동성이 점차 완화되는 성숙 국면이 관측되고 있다.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시작했고, 노동시장 데이터는 경기 둔화 조짐을 보였으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자본 유입은 더욱 선택적으로 변했다. 결과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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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상가 건물서 불…1명 부상
24일 오후 6시45분쯤 수원시 장안구 한 상가에서 불이 났다.이 불로 70대 여성 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소방당국은 장비 22대와 인력 64명을 투입해 38분만인 7시23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건물 2층에서 구조된 70대 여성은 상황실과 현장 대원 공조로 위치를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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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타고 울진서 새해 첫 일출 보세요”
울진군이 KTX와 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새해 해맞이 관광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동해안 최고의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울진군은 2026 새해 첫날, 망양정해수욕장에서 특별한 해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타악 퍼포먼스로 새해의 시작을 알리고 소원을 담은 달집을 태우며 한 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한, 겨울 제철을 맞은 울진 대게와 덕구온천, 백암온천 등 천혜의 온천 자원까지 더해진 해맞이 특수가 기대된다. 특히 올해는 연말 KTX 운행 개시와 포항-영덕 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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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김범석 첫 사과 맹비난...“변명문이자 셀프면죄부 자기 복제”
쿠팡 주식회사 창업주인 김범석 Coupang, Inc. 이사회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한 것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강하게 비판했다. 김범석 의장은 28일 사과문을 발표해 “쿠팡에서 일어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고객과 국민들께 매우 큰 걱정과 불편을 끼쳐드렸다”며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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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표 건설기업인 HS화성이 대학과 손잡고 지역 건설기술 혁신에 나선다. 28일 HS화성에 따르면 최근 대구 수성구 본사 회의실에서 계명대학교 인텔리전트 건설시스템 핵심지원센터와 ‘지역 건설 분야 발전과 교육·연구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는 임기영 HS화성 사장을 비롯한 정의송 상무, 이호룡 및 차문호 수석, 장준호 계명대 건설시스템 핵심지원센터장, 김태훈 박사, 안유림 연구원 등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스마트 건설과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산학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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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평가·공모 잇단 성과… 행정 완성도 입증
경주시는 2025년 한 해 동안 정부와 경북도 주관 각종 평가와 공모사업에서 잇따른 성과를 거두며 시정 전반의 정책 완성도와 실행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28일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정부·도 단위 평가에서 총 80건의 수상 실적을 올렸고, 각종 공모사업에서도 64건이 선정되며 중·장기 시정과제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성과를 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외형적 수상에 그치지 않고, 행정·복지·관광·농정·안전 등 전 분야에서 정책의 내실과 현장 실행력이 동시에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행정·제도 분야에서는 정부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