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에는 염포와 개운포를 통해서 해상무역의 창구역할을 하였고, 반도의 변방국가였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힘의 원천이 되었던 울산은 동해로부터 가파르게 솟아있는 무룡산 덕분에 그나마 왜구들에 의한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고려 말인 공민왕 때에는 바다와 연해있는 태화강을 통해서 침략하는 왜구들 때문에 백성들과 관아가 극심한 피해를 당했는데, 행정을 보는 지방관이 경주에서 집무를 볼 정도였다. 그러다가 우왕과 공양왕 때 울산읍성과 언양읍성이 축조되면서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다. 조선이 건국되
본보는 6월30일부터 지선환 소설가의 장편소설 을 연재한다. 2015년 출간된 이 소설은 임진왜란 때 연이은 선조의 배신이 낳은 참담한 비극 등 당시의 시대상을 낱낱이 고발하는 역사소설이다.특히 소설은 무룡산과 기박산성, 관문성, 태화강, 병영성, 가지산 등 임란 당시 전투가 벌어진 울산의 곳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저자 지선환 작가는 충북 제천 출신으로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무룡산을 여러 번 오르기도 했다.1594년 9월10일, 임진왜란이 발발한 지 어언 1년 반이 지났다.
“네, 알겠습니다.”“나를 따라가면 부귀영화가 너의 것이 될 수 있다. 지금의 거지같은 몰골 대신에 좋은 옷에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가겠느냐?”“….”“왜 대답이 없는 게냐?”“….”“생각이 바뀌면 이리로 와서 나를 찾아오너라. 내가 보기에 너는 특별한 사람이다. 어떤 경우에도 그걸 잊어서는 안 된다. 알겠느냐?”남자는 무엇인가 적혀있는 쪽지를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내 이름은 세평이다. 잊지 말거라.”“네.”천동은 깊숙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고개를 들어서 앞을 봤을 때는 이미 세평
여인의 뱃속에서 배가 고프다는 힘찬 신호가 왔다. 순간 여인은 당황하며 얼굴을 붉혔다.“미안합니다.”“하하하하….”청년은 해맑은 목소리로 웃어젖히다가 여인을 쳐다보며 갑자기 웃음을 멈췄다.“미안합니다.”머리까지 긁적거리며 청년은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금방 먹을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잠시 더 누워 계세요.”말을 마친 후에 청년은 늑대 한 마리를 어깨에 메고 도망치듯이 황망하게 동굴을 빠져나갔다.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발걸음은 가벼웠고, 그의 폐를 들락거리는 공기가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늘 가던 계곡
나는 묵암스님의 업장 소멸이라는 말에 마음이 꽂혔다. 어릴 적 외할머니에게 들었던 고란살이라는 말이 은연중에 나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에비 잡아먹은 년은 잊혀졌다. 하지만 서방 잡아먹을 년이 어디에선가 잔뜩 웅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친정엄마가 기를 쓰고 동축사에 불공을 드리러 다닌 것도 알고 보면 삼 대에 걸쳐 내려온 고란살 때문이었다.“스님 정말 운명을 바꾸는 일이 가능한 것입니까?”“그걸 바꾸지 못한다면 불도가 무슨 소용이고 불법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나무아미타불.”나는 갑
국화와 천동은 서로를 쳐다보며 조용히 웃었다. 둘 다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없었다. 생면부지의 사람 앞에서 이렇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현실이었다. 긴장이 풀리고 배가 부르자 두 사람은 정신없이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이튿날 동틀 무렵, 천동은 이미 일어나서 무룡산 정상에 있었다. 오늘따라 새벽하늘이 맑아서 태양은 정월 대보름의 달처럼 온전한 모습으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고 있었다. 천동은 새벽에 바다를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기르
여인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숨소리가 고른 것으로 봐서 별다른 문제는 없는 듯이 보였다. 그는 천천히 여인을 살펴보았다. 창백했던 얼굴에 발그레한 빛이 감돌았다. 뛰어나게 잘생긴 미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기 싫을 정도의 밉상도 아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코와 적당한 크기의 눈을 가진 다소 귀여운 모습의 여인이다.전란 중인 조선의 대다수 백성들이 그러하듯이 여인의 옷차림 또한 자신과 다를 바 없었다. 비단치마와 저고리는커녕 무명옷임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많이 해져서 천 조각이 몸을 다 가리지 못한
“형!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그랬다. 그 아이는 자신이 보호한 아이에게 분명히 형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그는 갑자기 그 아이에게 흥미를 느끼고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아이야! 이후로는 네가 지금처럼 맞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까?”“….”“너, 혹시 벙어리니?”“….”자신의 관심과 물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그 아이에게 화가 나서 그냥 돌아서다가, 그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자신의 품속에 있던 책자 하나를 아이에게 강제로 쥐어주고는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갔었다.그 책은 낭인으로 이름을 떨쳤던 그의 스승이
늑대들 중에서도 유난히 털에 윤기가 있고 잘 발달된 몸을 가진 우두머리인 듯한 놈이 무리의 싸움을 지휘하고 있었다. 청년은 늑대 무리들을 상대하면서도 제일 약해보이는 놈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무사가 여러 명의 적들에게 협공을 당할 때 쓰는 지극히 일반적인 방법을 지금 청년이 쓰고 있는 것이다.치열한 싸움은 꽤 오래도록 격렬하게 전개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늑대들이 한 마리씩 땅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동료가 죽자 늑대들은 더욱 살기를 띠며 으르렁댔다.“크으릉, 크으릉.”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도 하는 듯 늑대들은
통제사 이순신의 완벽한 해상장악과 명군의 조선출병으로 도성인 한양이 수복되고 조선의 강토를 휩쓸던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1594년의 가을, 무룡산이 고요함을 깨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이곳은 가을 날씨답지 않게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를 느끼게 한다. 가을비라도 내리려는 듯 아침부터 깜깜해진 하늘은 오시를 지나서도 풀릴 줄을 모른다. 그러나 아직 비는 내리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날씨다.날씨가 어두운 탓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해바다가 희미하게 보이는 무룡산 중턱은 평소에도 왕래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주위의 환경 또한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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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월요일 띠별운세▶쥐띠의 2025년 7월 7일 오늘의 운세36년 어려워 고민 말고 침착히 추진해야 복이 온다.48년 내실 기하며 실력 발휘하면 만사 풀린다.60년 인기 좋고 계획은 성공하니 주위와 협조 요.72년 복록 증가 명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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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학교에서 발생한 연구실 화재로 대학원생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연구실 안전제도에 대한 근본적 점검과 대책 마련 요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2일 발생한 충남대 연구실 화재에 대해 “연구실 안전 매뉴얼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촉구했다.이번 사고는 신입 대학원생이 성상이 다른 두 종류의 화학물질을 동일한 폐액통에 폐기하는 과정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 화염이 발생했고, 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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