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예천읍 남산공원. 이른 햇살 아래 바람에 나부끼는 태극기 사이로, 예천군청 관계자들과 보훈단체 회원, 유가족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곧 철거될 충혼탑 앞에서 엄숙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마지막 제례 의식이 진행됐다.헌화와 분향, 그리고 고유문 낭독.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이름 없는 넋을 부르는 목소리에 참석자들의 고개는 깊이 숙여졌다. 낡고 빛바랜 탑은 마치 오랜 세월을 버텨온 노병처럼, 그들의 마지막 예를 묵묵히 받아내고 있었다.예천군 충혼탑은 수십 년 전 건립돼 지역 보훈의 상징으로 자리했지만, 노후화된 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