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에 빨간 양말을 걸어 두었다.매년 12월이 되면 세상은 붉은 옷을 입은 노신사의 마법 같은 여정을 기다린다. 굴뚝을 타고 내려와 선물을 두고 가는 산타클로스. 그는 국경도, 가난도, 이념도 초월한 인류의 가장 선한 판타지였다. 그러나 2025년의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금, 우리는 차마 산타에게 오라고 손짓하기 미안한 세상을 살고 있다. 그가 머물 북극의 얼음은 녹아내렸고, 그가 날아다녀야 할 하늘은 비명과 포화로 가득 차 있다. 어쩌면 올해 산타는 썰매 대신 방탄복을 챙겨 입고, 선물 보따리 대신 구호 물자를 짊어져야 할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