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는 여든다섯을 넘기면서부터 눈에 띄게 기력이 쇠한다. 우리 어머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무렵 급히 걸어가던 중 척추골절을 겪었고, 전신마취와 진통제 투여 이후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다행히 회복되는 듯 보였다. 이후 우울장애와 망막변성이 겹쳤다. 가족에게 가장 먼저 와닿은 변화는 기억 상실이 아니라 ‘반복’이었다. 같은 질문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셨고, 이미 여러 차례 들은 옛날이야기를 매번 처음 꺼내듯 하셨다. 가족들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여겼다. 치매 가능성을 먼저 꺼낸 것은 해외에 거주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