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다. 발길 닿는 오솔길, 시선에 그득 담기는 숲과 산그리메, ‘농’과 ‘담’이 다를 뿐 오롯이 푸름이다. 푸름을 헤집고 이팝나무 하얀 꽃들이 날씬날씬 피었다가 구름처럼 피어오르며 이울어간다. 맘껏 펼친 백색의 향연, 꽃이 진 그 자리에는 별일 아니라는 듯 금세 푸름으로 덮이겠지…. 문득, 숲속에 맑은 종소리를 울리려는 듯 떼 지어 피어나던 때죽나무 하얀 꽃 무리가 나를 부른다. 그 향기를 따라 서늘하고 은밀한 비밀의 정원, 곶자왈 숲으로 ‘꼬닥꼬닥’들어선다.이끼 낀 검은 돌의 바다는 기묘하게 자라며 어우러진 숲과 미끈한 나뭇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