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백로였다.오늘은 날이 흐리고어린 것의 손목을 잡고셔터가 내려진 상가들 차양 밑에서남자가 무화과를 팔고 있었다.기단이 짧은,허리가 가는,잇바디가 고르지 않아도 환한 무화과,사연이 많은 단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마천루, 마천루.야경이 아름다운 나라의 여름에 너무 익어 열매가 까만,쥐똥나무 휘어진 허리는 더 휘어지고어금니를 발치한 구멍처럼 꺼멓게,남자의 눈언저리를 닮아깊어가는 저녁어제는 백로였고오늘은 날이 흐렸다.늦더위 끝자락을 부여잡은 ‘절기’흰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 처서와 추분 사이에 있는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