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규이때가 좋을 때다무엇이 하고 싶을 때 하고어디를 가고 싶을 때 가고한잔이 생각날 때 할 수 있는이 때가 좋을 때다누군가 사랑하고픈애틋함이 있을 떄가 좋고티격태격 친구라도찾아오고 불러줄 때가 좋고미운 정 고운 정내 사람이 옆에 있을 때가 좋고이 몸이 아직 성하여나다닐 수 있을 때이 때가 좋을 때다훗날그때가 좋았다고그리워할이때가 좋을 때다.
- 김광규건망증아내와 나는 76세입니다생일은 아내가 두 달 빨라가끔 누이라 부릅니다앞서거니 뒤서거니날마다철길 숲을 산책하지만가끔, 작은 일에 삐지기도 합니다요즘은 건망증이 가끔 놀러 옵니다.나는 주차장 갔다가 키가 없어집으로 돌아오고아내는 밥주걱을 냉장고에 넣고는여기저기 휘젓고 찾고 있습니다단어가 혀끝에서 맴돌다가그거 있잖아, 그거. 로 끝나버리고약속한 날도 둘 다 잊어버리고한가롭게 티비를 봅니다.아내와 나의 건망증은불편하기보다더 많이 웃게 하는 손님즐겁게익어가는 부부의 소소한 행복입니다
- 김용규세월연정 歲月戀情한세월 살아온 시니어들이노목의 그늘 아래오순도순 모여 앉아목덜미 스치는 산들바람 쐬며세월연정 타령을 하고 있다지나온 긴 세월그 나이에 말하지 않는다고애틋함조차 없는 것이 아니라있다 한들 다 표하지 못함이니그 시절 가슴 뛰는 청춘은 아니지만말동무가 그리운 이 세월뿌리 깊은 노목은아직도 가지가 울창한데우리네 중늙은이살아온 세월만큼이나허하고 깊어진 심중은눈으로 살짝이 말을 하고손끝으로 따스하게 전하는쑥스런 연정노목의 그늘 아래남은 세월황혼의 아름다운순정이 아닐런지.
- 박영희비 오는 날이면눈 뜨는 아침부터 내리는 비는마음이 가라앉고 게을러지지천천히 차 한 잔을 마시고오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생각하지바람 불고 빗줄기가 사나워지고경쾌하게 들리는 음악 같은 리듬이내 몸에 움직임을 느끼게 해마음은 춤인데 손가락만 까딱까딱멈출 듯 멈출 듯 거세지고무겁고 사나워지고부드럽게 가벼워지고 가만만,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산책 못 가 끙끙거리는 우리 강아지창가에 같이 앉아눈 맞추고 조곤조곤 얘기하며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우리의 인생을 하루에 다 본 듯한데더 뭘 하지.
- 유재철아궁이할머니 손두부 집손두부의 관록부사수는 물론 관록의 할아버지할머니는 안살림 담당할아버지는 대문 안 아궁이까지만 관할 구역안마당에 지붕을 얹은 마당 영업장할머니는 졸병들에게 대물림한 듯할아버지만 발걸음이 바쁘시다아궁이에 불 피우고바깥 허드렛일에눈빛이 반짝반짝약간 굽은 등이 분주하다늙은 호박 채 썰어 넣은 깔끔한 국수 국물묵은지 같은 쿵큼 새콤 시원한 김치오돌돌한 국숫발홀써빙 이모님들열일에 불타는 날렵한 눈매의 몸놀림들부럽고 보기 좋다할머니의 음식 솜씨와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온다허름한 시골 분위기라더 할머니 댁에 온 듯할머
- 김광규추석 끝자락왁자지껄손주들 친구 되어주고모두 떠난 빈자리꽃차 한 잔 들고 창밖을 본다빼곡하던 주차장 썰렁하다죽장에 있는 지인같은 마음인가!놀러오라 휴대폰 잠 깨운다고추와 들깻잎 따 가고, 구찌뽕이 빨갛게 익었다며아침에 올겨, 점심에 올겨 다그친다냉장고 뒤적여 봉지에 담는다.차창 밖 들녘은 노란 벼들이 물결을 이루고피부에 와 닿는 바람은 시원하다마당에 있는 진돗개 낯설다고 동네가 떠나갈 듯 짖어대고집 주위는 갖가지 꽃들이 병풍처럼햇살에 빛나고 바람에 살랑거린다.천상의 화원옥수수 반 뚝 잘라지인과 입에 물고 하얀 이 드러내며 입
- 김광규새벽시장어둠이 꿈틀한다죽도시장 길목엔 이미 불빛이 켜져 있다사람들의 손끝이 분주하다땀 냄새가 배어 있는 상자들트럭에서 쏟아져 내려 바닥을 가득 채운다상자마다 푸른 잎이 흘러나오고무, 배추, 대파와 각종 과일들시장바구니 끌고 온 사람들시장이 바지런히 깨어나는 소리로 분주하다누군가는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이미 하루의 절반을 써버린 사람들그들의 부지런함 새벽 공기 같다서로의 숨결들이 재바르게 교류한다비닐장갑 낀 여인이 무를 닦는다갓 뽑은 흙냄새가 그대로 묻어 있다새벽 무가 제일 단 법이지그녀의 혼잣말이 달큰하게 들린다손
- 유재철베풀다늙음은 주름 쪼글쪼글 초라한 옷이어라이어폰 성능 떨어져시도 때도 없는 왕스피커모든 것이 유효 기간 다 되어마음도 몸도 늙은 호박이어라세월의 시달림이야 어쩌겠냐만은그래도 남은 날에 영광 돌리려면어쨌거나 펴야 한다풀어야 한다오늘 오전내 쪼그라지는 머리를 펴준 말*“남의 좋은 점을 보는 것이 눈의 베풂이요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 얼굴의 베풂이요사랑스러운 말소리가 입의 베풂이요자기를 낮추어 인사함이 몸의 베풂이라”청암도서관에서 퇴근길길에서 처음 만난 뒹굴뜅글한 초등생의‘안녕하세요’숭굴숭굴한 얼굴 베풂에얼김에나도 얼굴 한 줌 베
- 유재철목줄*불행의 터럭 하나 건드리미지 마라!불행은 장엄 열반이다.“오늘은 며칠, 무슨 요일이죠?”누나에게 무시로 내는 쪽지 시험“며칠이던가?... 11월 1일 토요일”“어찌 그리 잘 맞추세요?”“전화기 화면 보고 컨닝했지”정답이면 비정상 오답이면 정상인 팔순 누님의 요즈음.젊을 때는 공부도 앞가림도 식구 중 일등그때 정신을 다 쏟았나요체력도 한 번에 다 쏟아 부우면 평생 쓸 게 마른다죠.며칠 전에도 전화기가 주인 잃어중앙상가를 두 시간가량 헤매다짙은 어둠을 몰고 핼쓱히 집에 온 누님얼마나 열불 나고 겁이 났었던지요우선은 누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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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강원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2호인 ‘삼척 기줄다리기’를 중심으로 한 ‘2026 삼척정월대보름제’를 오는 2월 27일부터 3월 1일, 정월대보름 당일인 3월 3일까지 총 4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올해 축제는 “으라차! 삼척기줄! 전통을 당겨 미래로!”를 주제로, 세대를 아우르는 참여형 프로그램과 삼척 고유의 문화유산을 결합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을 선보인다.개막식은 2월 27일 오후 5시, 엑스포광장에서 열린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새해 소망 길놀이’를 시작으로 식전공연과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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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해경, 조업선 구명조끼 착용 실태 점검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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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해양경찰서는 2월 10일, 해상사고 예방과 어업인 안전 확보를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조업선 구명조끼 착용 실태 점검에 나섰다.이번 점검은 조업 중 안전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관내 조업선을 대상으로 구명조끼 상시 착용 여부와 구명조끼 비치·관리 상태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특히, 최근 해상 기상 악화와 조업 활동 증가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구명조끼 미착용으로 인한 인명사고를 예방하는데 점검의 중점을 두고 현장 계도와 안전 교육도 병행했다.속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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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 제안 19일 만에… 정청래, 지선 전 조국혁신당과 통합 보류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전격 중단했다. 당내 반발로 ‘지선 전 합당’ 구상은 좌초됐지만, 선거 이후 통합 논의의 불씨는 남겨뒀다는 평가다.민주당은 1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합당 논의 중단을 공식화했다.대신 양당 간 연대와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국혁신당에도 같은 기구 구성을 제안하기로 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양당 통합을 전제로 한 ‘통합 전대’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회의 직후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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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거리로 나갔고, 영화는 다시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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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언제나 시대의 균열을 먼저 포착영화는 언제나 시대의 무의식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예술이었다. 정치 연설보다, 신문 기사보다, 철학서보다 먼저 영화는 “이 세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감각을 이미지로 포착한다. 누벨 바그는 바로 그런 순간에 탄생했다.1950년대 말 프랑스는 전쟁의 폐허에서 벗어나 경제적 회복을 이루고 있었다. 거리에는 다시 활기가 돌았고, 파리는 문화의 수도로 복귀한 듯 보였다. 그러나 그 활기 속에는 설명되지 않는 균열이 숨어 있었다.전쟁은 끝났지만, 세계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