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연일 무덥던 날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부랴부랴 김밥을 싸서 공원으로 나섰다. 먼저 도착한 딸이 소풍날만 기다린 듯 과일 바구니를 흔들며 반긴다. 활짝 웃는 사위와 설레는 몸짓으로 안기는 손자 덕분에 벌써 행복한 오늘이다.잔디밭에 휴대용 식탁을 폈다. 5학년 손자가 짐정리를 하며 제 몫을 야무지게 해낸다. 언제 컸는지, 귀여운 어린이에서 든든한 소년이 된 아이는 외동아들이다. 어른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안쓰럽기도 하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손자를 바라보다 혼잣말을 웅얼거린다.“에구, 동생이 있으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