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봄나물을 한 보따리 주셨다. 가장 먹기 좋은 상태일 때 매일매일 조금씩 수확해 저장고에 모아 두었다가 주신 것이다. 물이 넉넉히 담긴 깊은 냄비를 인덕션에 올리며 엄마가 한동안 얼마나 분주했을지를 생각한다.해마다 힘들게 뜯어주신 나물을 인사 한마디로 넙죽 받아먹는 게 염치없으면서도 무척 감사하다. 예부터 딸은 예쁜 도둑이라 했던가. 말로는 그만하시라 하면서도 먹을 생각에 침부터 고이는 내 시커먼 속내를 엄마는 아마 알고 계셨으리라.어버이날 즈음하여 딸들이 내려온단다. 어느새 내가 어버이날 챙김을 받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이